[앵커]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계속 오르는데, 정부는 풀고 은행권은 조이는 정책 엇박자가 대출 규모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 이 문제를 경제부 송무빈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송 기자, 올 초만 해도 가계대출이 잡히나 했는데 얼마나 늘어난 겁니까?
[기자]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5조 3000억원 늘면서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달에도 벌써 4조 7000억원이 뛰었는데,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에 이어 또 5조 넘게 늘었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현장 점검까지 나섰습니다.
[앵커]그래서 은행권이 대출 조이기에 나선 거군요. 최근 보니 대출 금리가 오르기도 했고 대출을 제한하기도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KB국민은행은 내일(29일)부터 다주택자들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또, 주담대 갈아타기도 비대면만 가능하고 창구에서는 받지 않습니다. 이달 들어 세 번이나 금리를 올렸는데, 대출 자체도 제한하기로 한 겁니다.
[앵커]그런데 최근까지 정부가 가계 대출 규제를 일부 풀지 않았습니까?
[기자]정부는 그동안 디딤돌과 버팀목 같은 저금리 정책대출상품의 조건을 완화해 왔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2단계 조치 시행을 갑자기 연기했는데요. 소상공인 등 관련된 제도 변화의 연착륙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른바 ‘막차를 타자’는 대출 수요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번주에는 서울 아파트값이 5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기도 했죠. 이렇게 아파트값에 전셋값까지 함께 오르는 상황에서 규제까지 뒤로 밀리자 영끌족들이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겁니다. 대출정책이 오락가락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상황이 이렇게 되니, 일단 은행들은 대출을 제한할 수 밖에 없겠네요?
[기자]그렇습니다. 5대 은행의 상반기 가계 대출 증가액은 16조원으로 정책 대출이 약 60%를 차지하는데요. 이미 올해 가계 대출 경영 목표치(12조5000억원)를 훌쩍 넘었습니다.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말보다 3% 가까이 올라 올해 5%에 이를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은행들이 특례대출 등 정책에 따라 불어난 가계빚을 줄이는 역할을 하면서 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도 커진 상황인데요. 다른 은행들도 대출 총량 제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정책이라는 거는 일관성이 있어야 돼요. 정책이 깨지기 시작하면 혼선이 오는 거죠.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잃어버려요.”
[앵커]정부 정책이 시장에 안정을 줘야하는데, 엇박자로 혼란의 여지를 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송 기자, 잘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