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6월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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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건 대출 낀 집 한 채뿐인데…집값 떨어지자 재산도 줄었다

통계청,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발표 결과

가구 자산 평균 5억2727만원…전년比3.7%↓

가구 부채 평균 9186만원…전년比 0.2% 증가

이자비용 18.3% 증가한 247만원…‘역대 최대’

지난 10월 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부터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올해 가구 평균 자산이 집계 이후 처음 감소했다. 가파른 금리인상에 부채를 갚으면서 가구의 금융부채 규모는 줄었지만 고금리로 인해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분배 지표는 소폭 개선됐지만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이 중산층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대적 빈곤율은 6년 만에 오히려 악화했다.

집계 이후 처음 쪼그라든 가구 자산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 평균 자산은 5억2727만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년 대비 3.7%(2045만원) 줄어들었다. 이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가구 평균 자산이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자산을 보유한 가구를 자산 규모에 따라 순서 매겼을 때 한 가운데 있는 가구의 자산 규모는 3억232만원이었다. 이 역시 1년 새 1.5%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실물 자산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물 자산의 감소율은 5.9%에 달했는데, 가구가 보유한 평균 자산 중 실물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76.1%·4억140만원)도 같은 기간 1.7%포인트 줄었다. 반면 금융자산의 비율이 23.9%(1억2587만원)로 1.7%포인트 증가했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022년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많이 반영됐다”며 “(부동산 가격이 반등한) 지금 상황과는 조금 시차가 있다”고 말했다.

가구의 평균 부채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9186만원으로 파악되며 전년 대비 0.2%(17만원) 늘었다. 금융부채(6694만원)는 1.6% 줄었지만 임대보증금(2429만원)이 5.3%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정부는 사람들이 주택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매매보다는 전월세 수요가 몰려 임대보증금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를 규모에 따라 줄 세울 경우 정중앙에 있는 가구의 부채 규모는 7700만원이었다. 전년 대비 3.2% 늘었는데 이 역시 이 가구의 임대보증금이 같은 기간 8.3%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산은 줄고 부채는 늘면서 가구 평균 순자산(4억3540만원)은 4.5% 줄었다. 순자산이 감소한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감소율은 집계 이후 가장 컸다.

뚜렷한 금리 인상 영향…금융부채 줄었지만 이자 부담은 늘어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준 금리 인상 효과가 가구의 자산·부채의 규모와 구성 요소 등에 고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에 대출 규모는 줄었고 예금 등 금융자산 규모는 늘었다. 가구당 부채 대비 금융부채 비중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

부채 규모는 줄었지만 가구의 이자 부담은 더 커졌다. 지난해 기준 가구당 연간 이자비용 규모는 전년 대비 18.3% 늘어난 247만원으로 집계되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3월 기준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도 전년 대비 3.2% 늘어난 67.6%로 집계됐다. 대출자 3명 중 2명은 빚 갚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가구당 연평균 소득은 지난해 기준 6762만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세금이나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금리 인상 영향으로 같은 기간 8.1% 증가한 1280만원으로 파악됐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5482만원)은 1년 전에 비해 3.7% 올랐다. 지난해 가구 중위소득은 5362만원으로 전년(5098만원) 대비 5.2% 증가했다.

지난 10월 2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2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분배 지표 개선되나 싶더니…상대적 빈곤율은 6년 만에 악화

소득 분배 지표는 대체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지니계수는 0.324로 전년 대비 0.005포인트 줄었고,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 평균을 하위 20% 소득 평균으로 나눈 값)은 5.76배로 같은 기간 0.07배포인트 감소했다. 두 지표 모두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고소득 계층과 저소득 계층간 소득 차이가 적을 수록 수치가 낮아진다.

반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지난해 14.9%로 집계되면서 전년 대비 0.1%포인트 높아졌다. 이 지표는 빈곤선(중위소득의 50% 지점) 이하에 속한 인구 수를 전체 인구 수로 나눈 비율이다. 수치가 커질 수록 저소득층의 빈곤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화했다는 의미인데, 2016년(17.6%) 이후 5년 연속 감소해오다 6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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