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5월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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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30억에 수수료 9억 떼갔다…”사채보다 안전” 초년생 노린 이놈

경찰이 불법 작업대출을 알선한 A씨 조직의 인천 소재 사무실을 지난 9월 23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대학생 등에게 허위 서류로 은행을 속여 대출받을 수 있도록 알선해주고 억대 불법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경찰은 제2 금융권 대출 심사의 허술한 점을 파고든 이 같은 범행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범죄 전력 총책, 은행 38곳 대출 팠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자격이 없는 이들이 금융기관을 속여 대출받을 수 있도록 중개하고 대출 신청인에게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대부업법 위반)로 30대 남성 총책 A씨 등 일당 33명을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2월부터 8개월간 대학생과 무직자·주부 등 617명이 거짓 서류를 꾸며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30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이른바 ‘작업대출’을 알선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대출 금액의 30%인 9억원을 받은 혐의다. 총책 A씨와 가장 많은 대출 실적을 낸 조직원 B씨(30대)는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A씨는 앞서 금융 관련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출소 뒤 돈벌이를 고민하던 A씨는 저축은행ㆍ캐피탈 등 제2 금융 기관의 대출을 이용한 적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대출 심사가 생각보다 허술하다는 점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제2 금융기관 38곳이 판매하는 83건의 대출상품 심사 요건을 확인하고, 실제로 수십차례에 걸쳐 이런 심사를 직접 통과해 대출이 실행되기 직전 취소하는 수법으로 심사 과정과 허점 등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페ㆍ편의점 사업자번호 내세워 거짓서류 꾸며  

A씨는 범행을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 등 지인을 포함해 30여명으로 이뤄진 작업대출 조직을 꾸렸다. A씨가 총책을 맡은 이 조직은 범행 수법을 교육하는 중간 관리자 8명과 이들 밑에서 대출 신청인 상담을 맡는 하부 조직원 24명으로 구성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불법 작업대출을 알선해준 A씨 범행 조직체계. 사진 부산경찰청

대출 신청인은 온라인 검색 광고 등을 통해 모집했다. 하부 조직원이 전화 상담을 통해 신청인에게 적합한 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실제 허위 서류를 꾸미는 과정을 도왔다. 특히 대부분 대출 심사 서류엔 직장 정보와 연락처 등을 적어야 하는데, 일당은 주로 카페ㆍ편의점 등 정보를 검색해 사업자등록번호를 파악하고 서류에 써냈다고 한다.

이렇게 거짓 서류를 꾸미는 과정에서는 주로 대출 신청인 거주지 인근에 있는 가게 이름과 주소 등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연락처엔 실제 전화번호 대신 조직원 등과 연결되는 번호를 써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 측은 심사 과정에서 서류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고, 실제 신청인 근무 여부를 물었다. 조직원 등이 이 전화를 받아 ‘근무하는 게 맞다’고 거짓말해 금융기관을 속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리로 직접 돈을 빌려주는 불법 대부업과 달리 금융기관 측을 속여 대출을 타낸 뒤 수수료를 챙기는 이같은 범행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한다.

“사채보다는 안전” 피해자 대부분 2030 초년생

A씨 조직 중개로 대출받은 617명 대부분은 20, 30대 사회초년생이었다. 1인당 월세나 생활비 등 300만~500만원이 급히 필요한 이들이었다고 한다. 수수료 30%를 A씨 조직에 내야 하는 조건이었지만, 사채를 쓰면 이자율이 더 과도한 데다 향후 불법 추심을 받게 될 수 있을 거란 불안감에 작업대출을 선택한 이들이 많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불법 작업대출을 알선해준 A씨 조직은 대출 심사 서류에 직장 정보와 연락처 등을 허위 기재하는 수법으로 금융기관 측을 속였다. 사진 부산경찰청

불법 작업대출을 알선해준 A씨 조직은 대출 심사 서류에 직장 정보와 연락처 등을 허위 기재하는 수법으로 금융기관 측을 속였다. 사진 부산경찰청

대출 신청인 대부분은 이런 중개대출이 불법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 다만 경찰은 “대부업법상 대출 중개인은 대출 신청인에게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이들은 A씨 조직에 수수료를 줬기 때문에 피해자에 해당한다. A씨는 대부업 등록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 신청인 대부분은 5~7% 수준 이율로 대출을 받았다. 아직 이자를 잘 내고 있어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 측에선 범죄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모르기도 한다”라며 “비슷한 수법 범행이 많을 것으로 보여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엔 대출 심사 강화 등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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